[현장스케치] 대학내일ES 트렌드 컨퍼런스 2025 핵심 요약 노트
T.CON은 대학내일ES가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해 오고 있는 트렌드 컨퍼런스입니다. 깊이 있는 세대 이해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큐레이션한 Z세대 트렌드와 실무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브랜딩 인사이트를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지난 10월 28일 코엑스에서 열린 열두 번째 T.CON에서는 ‘불안의 시대’라는 주제로 2,000명이 넘는 관객과 함께했습니다.
오프닝 키노트 : 지금,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
오프닝 세션에서는 지금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을 살펴보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입니다. 마냥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하지만 자라온 환경과 성장 과정에 따라 지금의 세대가 느끼는 불안에는 차이가 있고, 이 세대가 주목하고 헤쳐나가는 방식이 있습니다.
초개인화 시대, Z세대는 선택지가 수도 없이 많은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정답과 대세가 없는 세상에서 최선의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는 게 Z세대의 불안을 야기하죠. 그렇다면 Z세대가 불안을 헷징하는 방식은 무엇일까요? 지금 세대의 적응 방식을 보면 다가올 미래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이번 T.CON에서는 각 세션을 통해 불안의 시대를 지나는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의 방식을 다뤘습니다.
세션 1 : 요즘 세대가 찐으로 반응하는 것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Z세대가 특히 주목한 시대 감성을 사고관, 중심잡기, 휴머니티의 3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선택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타인의 사고관을 가이드 삼는 Z세대
올해를 강타한 유행어로 ‘OO적 사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원영적 사고’부터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럼 내가 더 열심히 해볼까?’ 라며 화내지 않고 여유를 갖는 ‘동원적 사고‘, 상황을 탓하지 않고 경기장 잔디가 안 좋으면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흥민적 사고‘, 자신보다 큰 상대도 일단 먹기 위해 입을 벌리며 ‘일단 시도’하는 ‘펠리컨적 사고’까지 누군가의 긍정적 사고가 밈처럼 번지고, Z세대의 추구미로 떠올랐어요. OO적 사고의 유행에는 타인의 철학과 사고관을 가이드 삼아 선택의 불안을 줄이고 실패를 최소화하려는 Z세대의 불안 해소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가치관을 탐구하고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며 하나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지속 가능한 일상을 위한 Z세대의 0점 조정
또 하나의 불안 해소 방법은 중심 잡기입니다. 여러 개의 선택지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게 아닌,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0점 조정을 하는 건데요. 점심에는 고속 노화 식단인 마라탕을 먹고 저녁에는 저속 노화 식단인 샐러드를 먹어 중속 노화 식단을 유지하거나, 숏폼 콘텐츠를 끊을 수는 없지만 저자극 콘텐츠인 독서 문화도 함께 즐기는 모습 같은 거죠. 극단의 선택지가 있을 때, 한쪽을 선택하기보다 차선으로 양쪽의 중심을 잡아 일상에서 지속 가능할 정도로 유지하고자 하는 Z세대의 0점 조정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날로그에 내재된 감성과 물성을 선망하다
AI가 넘쳐나고 효율의 극대화된 요즘, Z세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날로그 속 인간미에 조응합니다. 굳이 핸드폰 대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수많은 AI 커버 영상 속에서 진짜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무대에 주목합니다. 이처럼 Z세대는 디지털 시대에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필름 사진 현상, LP 재생 등 수동으로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되는 결과물들에 특별한 감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불편하고 복잡하지만 아날로그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미’에 반응하는 거지요.
세션 2 : 소비 최적화 시대의 알고리즘
Z세대의 소비 패턴은 기성세대와 어떻게 다를까요? 이번 세션에서는 Z세대의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작동시키는 핵심 원리를 분석했습니다.
Z세대가 미술관을 찾고, 프로 야구를 즐기는 이유
Z세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첫 번째 원리는 물리적 소유를 넘어, 정서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간직성’입니다. 간직성은 무형식성, 축적성, 다중변주성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런 특징들은 최근 Z세대 트렌드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최근 영화관을 찾는 Z세대는 줄고, 대신 미술관의 방문객이 늘고 있죠. 실제로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상반기 관람객 수는 151만 명, 그중 절반에 가까운 49%가 20대 관객이었어요. 루브르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도 코로나19 이전의 방문객 수를 빠르게 회복해 글로벌 Z세대에게도 동일한 양상을 보이죠. Z세대가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바로 관람 방식의 순서가 없이 자유로운 ‘무형식성’과 일회성 감성 충전이 아닌 교양으로 축적된다는 ‘축적성’ 때문입니다. 미술관에서는 내가 보고 싶은 순서대로, 쓰고 싶은 시간만큼 보며 휴식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요.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시간에 관람해야 하는 영화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술 작품의 관람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디깅하며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도 있어요. 휘발되는 감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축적성이 반영된 거죠.
올해 천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 인기의 중심에도 간직성의 요소가 녹아 있습니다. 바로 ‘다중변주성’이에요. 경험할 때마다 다르게 감각하고, 인지되는 변주의 다양성을 뜻하는데요. 야구는 한 경기가 길고, 경기 수와 경기장 수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할 때마다 지역, 계절, 날씨에 따라 다르게 즐길 수 있고, 야구 푸드를 즐기거나 심지어 과제를 하면서도 볼 수 있어 Z세대에게 다중변주성을 느끼게 합니다. 팝업스토어 또한 정해진 형식 없이,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무형식성과 다중변주성이 깔려 있죠. 이처럼 Z세대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간직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해진 바운더리 안에서 소비하는 계획된 즉흥
성심당 빵을 사러 대전에 당일치기 여행을 가고, ‘알리깡’이나 ‘테무깡’을 즐기는 Z세대의 소비 행태는 언뜻 보면 비효율적이고, 충동적인 것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정해진 바운더리 안에서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특징이 있는데요. Z세대의 바운더리는 실패하더라도 시간, 예산, 검증의 퀵턴(Quick Turn)이 가능한지를 통해 설정됩니다. 실패했더라도 시간과 예산이 적게 들었기 때문에, 작은 용량으로 검증해 본 것이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죠.
익숙하지만 새로운 장르적 오리지널리티
Z세대는 같은 아이템이라도 자신의 개성에 맞게 새로운 장르로 해석하고, 더 나아가 ‘나’의 취향을 더해 아이덴티티 레이어링을 시도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꾸미기 트렌드나 믹스매치를 선호하는 사례에서 볼 수 있죠. 지금 Z세대에게 사랑받는 스몰 브랜드들은 이런 Z세대의 특성을 녹인 익숙하지만 새로운 장르적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휩드의 팩처럼 바르고 기다리는 팩 클렌저, 하트 티라미수의 깨먹는 케이크처럼요.
간직성, 계획된 즉흥, 장르적 오리지널리티를 통해 작동하는 Z세대의 알고리즘은 ‘낭만’을 가리킵니다. 여기에서 낭만은 언젠가 달성하고 싶은 로망이 아닌, 현재 향유할 수 있는 것에 가까운데요. 이제는 ‘우리 브랜드에는 어떤 낭만이 있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세션 3 : 나다움과 너다움이 공존하는 Z세대의 해법
이번 세션에서는 Z세대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브랜드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머글력과 일상 이벤트, 셀프 필터링의 키워드를 꼽았어요.
머글력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존중하는 Z세대
무료로 열람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