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할 트렌드는 ‘텍스트와 문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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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Z세대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된 행사는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였어요. 문구가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텍스트 힙으로부터 시작된 트렌드가 문구라는 소재와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텍스트 힙 트렌드부터 문구 페어 방문 후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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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텍스트 힙에서 라이팅 힙까지, 트렌드 변천사 [현장스케치] 인벤타리오에서 발견한 문구의 매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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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힙에서 라이팅 힙까지, 트렌드 변천사 톺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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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텍스트 힙(Text hip)’이 트렌드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아직도 트렌드냐고 물어보신다면 네, 맞습니다. 죽지도 않고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요.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텍스트 힙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데요. ‘독서’를 힙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됐지만 더 나아가 기록하는 행위도 ‘힙’의 소재가 되고, 이제는 ‘라이팅 힙(Writing hip)’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죠. 글 쓰는 게 멋져 보인다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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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Z세대들은 이런 트렌드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을까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운영 중인 Z세대 커뮤니티 ‘제트워크’를 통해 확인해 보았는데요. 필사부터 독서 커뮤니티 가입, 독서 관련 공간 방문 등 다양한 대답들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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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독클럽, 민음북클럽 등 많은 제티들이 독서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지고 실제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꼭 지자체나 출판사나 아니더라도 개인이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 참여한다는 대답도 많았어요. 책을 읽고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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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트렌드도 보이는데요. 최근 들어 책 리액션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요즘 떠오르는 크리에이터 ‘쩜’의 고전 소설 ‘애마’ 리액션 영상은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지난번 소개했던 연애 프로그램 리액션 영상처럼 책 내용을 가볍고 친근하게 리뷰하는 게 포인트예요. 고전 문학 제목을 웹소설 스타일로 바꿔서 요약하거나, 춤을 추면서 리뷰하는 콘텐츠 등 책 관련 콘텐츠들이 다양화되고 있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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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같은 책을 교환해서 읽고, 감상을 공유하는 교환 독서 트렌드도 주목할 만한데요. 실제로 책에 메모를 남기거나 포스트잇 등으로 코멘트를 남기는 아날로그 방식부터 노션, 구글 같은 공유 문서를 활용한 온라인 교환 독서로도 확장되고 있다고 해요. 교보문고에서는 이런 트렌드를 활용해 교보문고 MD와 독자가 주고받는 비밀 교환 독서기록장 프로모션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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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 독서 모습 ⓒ제트워크 2025 시즌1 참여자 김밥(Z1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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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는 감성적인 문구나 개인의 감상을 긴 글로 SNS에 표출하는 것을 유난이거나 오글거리는 것으로 치부했었어요. 하지만 최근 들어 나만의 감성이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감성이 선명하고 뾰족할수록 힙하다고 생각하고, 추구미로 여기며 선망하기도 해요. 《Z세대 트렌드 2025》에서는 지금 Z세대가 추구하는 시대 감성이 이와 맞닿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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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힙 트렌드로 출판업계가 웃었던 것처럼, 라이팅 힙이 흥하면서 함께 부흥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문구 업계인데요. 29CM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2일까지 문구·사무용품 거래액이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고 합니다. 독서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 문구 브랜드들의 인기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오이뮤’, ‘모스’, ‘흑심’ 등 뚜렷한 개성을 가진 문구 브랜드들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책갈피, 북커버, 스탬프, 연필 등 문구류를 통해서도 취향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굿즈류가 힙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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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문구 행사가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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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인벤타리오 공식 포스터 ⓒ29cm, 포인트오브뷰 / (우측) 72개의 책갈피 공식 포스터 ⓒ유어마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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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줍레터팀도 둘 중 한 행사에 다녀왔는데요. 직접 경험하고 온 후기, 지금 풀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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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Z세대 사이에서 문구 페어가 화제였다는 소식를 전했는데요. 트줍레터 팀이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인벤타리오 문구 페어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에디터마다 생생한 이야기보따리를 준비했는데요. 인벤타리오의 모든 것, 직접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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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을 들어서며 인상적이었던 건 대부분의 공간이 ‘종이’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었어요. 입장권 역할을 하는 종이 팔찌를 받고 나면 문서보관상자로 이루어진 거대한 종이 벽이 보이고요, 이걸 지나고 나면 문구인 유형을 설명하는 전시 공간이 나오는데요, 여기도 온통 종이였어요. 물건을 전시해 둔 테이블도 자세히 보니 골판지를 쌓아 만들었더라고요. 방문객의 취향에 따라 나만의 굿즈로 가져갈 수 있도록 벽면을 가득 꾸민 노트 재료도 당연히 종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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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환경 행사 운영을 위해 종이 구조물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문구라는 주제와 이보다 잘 어울리는 재료가 있을까 싶어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자연스럽게 인벤타리오의 첫 번째 파트인 <종이라는 세계> 섹션에 발길이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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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벤타리오 2025 문구페어는 두성종이가 후원을 맡았어요. 두성종이는 1982년에 설립된 국내 대표 제지 유통 기업이에요. 후원뿐만 아니라 부스로도 참여해 두성종이의 종이로 제작된 인벤타리오 VIP 굿즈와 다양한 제지 상품 등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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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주최사인 포인트오브뷰와 협업하여 출시한 ‘더 페이퍼북’에 눈길이 갔어요. 각각 쓰기와 그리기에 적합한 종이를 큐레이션 해 한 권으로 엮은 노트인데요, 한 장 한 장 테스트를 마쳐 내지에만 27가지의 종이가 사용되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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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제본이 된 노트를 펼쳐보면 장마다 종이에 대한 설명과 특징에 따라 달라지는 도구의 필기감까지 정성스럽게 담겨 있어요. 찬찬히 페이지를 넘기며 살펴보니 이 종이에는 어떤 펜으로 글을 써볼까, 어떤 도구로 그림을 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설레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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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벽면에 크게 적힌 ‘종이는 손에 잡히는 영감이다’라는 문구가 진심으로 와 닿는 노트였어요. 읽고 쓰고 그리는 문구의 세계에서 종이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잖아요. 모든 글과 그림은 하얀 빈 종이에서 시작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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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상기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새로 산 노트에 좋아하는 만년필로 일기를 썼어요. 오랜만에 종이에 글을 쓰니 촉감이 너무 좋더라고요. 다양한 디바이스들 덕분에 편리해지긴 했지만, 손으로 종이를 넘기는 감각은 여전히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즐거운 경험을 주는 것 같아요. 트깅님들도 빈 종이에 나만의 영감과 이야기를 담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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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이자 크리에이터인 이승희님이 쓴 도서 <기록의 쓸모>에서 인상 깊은 한 줄이 생각이 났어요. “기억은 짧고 기록은 길다.” 라는 문구인데요. 이승희님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생존을 위해 업무일지를 적던 '작은 수첩'으로 시작해 블로그, 페이스북 그리고 브런치로 기록의 툴을 확장해갔다고 해요. Z세대 기획자와 마케터가 참고하는 영감노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까지, 꾸준한 기록을 통해 마케터로서의 감각을 키워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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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경력의 문구 덕후인 저의 마음을 훔친 문구는 바로 이승희님이 오이뮤와 협업해 제작한 영감채집노트예요. 언제든 빠르게 영감을 낚아낼 수 있도록 키링 형태로 만들어졌는데요. 당기면 쭉 늘어나는 삐삐 줄로 만들어서 실물로 보니 몹시 귀여웠습니다. 직접 손에 들고 쏙하고 연필을 꺼내 메모를 해보았는데요. 기대보다 더 잘 써지더라고요. 아쉽게도 현장에서 사지 못 했는데요. 계속 아른거려서 찾아보니 29CM에서도 품절이라 재입고를 기다리고 있어요. 인벤타리오 덕분에 2분기에 접어들면서 연초와 비교해 많이 느슨해진 저의 기록 생활에 새로운 자극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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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는 일반적으로 글을 쓰는 도구를 말하는데요. 인벤토리오를 둘러보니 어느샌가 글과 관련된 물건들도 문구라고 부르고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글을 쓰는 메모지, 펜, 만년필 정도를 떠올렸다면, 이제는 도서, 책갈피, 티코스터, 문장 티셔츠 등 더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거죠. 문구(文具)가 문구(文句)로 연결되어 확장되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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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생각했었던 것보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문구들을 엿볼 수 있었어요. 저는 감성적인 문구류가 많았던 오이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오이뮤 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유니크한 형태의 책갈피였는데요. 색이름, 색이름 모양, 식물채집이라는 3종이 있었고 현장 반응이 좋았어요. 다양한 책갈피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하나하나 구경하기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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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재밌었던 점은 책갈피들이 오이뮤가 출간했던 도서와 연계된 굿즈라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면, 동명의 도서 <색이름352>에서 다뤘던 색과 그림을 활용해 ‘색이름 책갈피’와 ‘색이름 모양책갈피’를 만들었죠. 문구페어의 무서운 점은 이러한 연관성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결국 모두 가지고 싶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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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로도 오이뮤에는 주목할 만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는데요. 혹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셨나요? 오이뮤가 넷플릭스와 협업하여 드라마를 떠오르게하는 제품들을 출시했더라고요. 다양한 제품이 있었는데, 저는 ‘꽃핀’과 ‘애순의 시를 새긴 책갈피’에 시선이 갔어요. 자칫 유치해보일 수도 있었을텐데 담담하게 잘 담아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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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저는 문구(文具)류와 그리 친한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문장의 구절을 뜻하는 문구(文句)에는 관심이 많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초입의 문구가 꽤 인상적이었어요. 29CM의 ‘문구인 테스트’ 결과에 따라 ‘기록하는 사람 / 수집하는 사람 / 영감을 주고받는 사람 / 창작하는 사람’으로 유형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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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서든, 일상에서든 글을 쓰고 모으고 공유하는 습관을 지닌 저로서는 모든 유형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특히 ‘기록하는 사람’에 대해 “우리가 남긴 글과 이미지는 복잡한 스스로를 이해하게 만들고, 흐려졌던 감각을 선명하게 한다”는 문구에 탄복했습니다. 에디터로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것 같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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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문구류 문외한으로서 미리 점 찍어둔 부스에 방문했어요. 아무래도 이미 아는 브랜드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평소 팔로우하고 있던 인스타 매거진 ‘포엠매거진’을 먼저 찾았습니다. 작은 숍이었지만, 키치한 디자인의 티셔츠 탓에 랜드마크 같은 역할을 했어요. ‘외계인 침공 시 책 안 읽는 사람이 먼저 잡아먹힌다’라는 과감한(?) 문구가 프린팅 되는가 하면, 책에 대한 요일별 정의가 있어 재밌었습니다. ‘기록’과 ‘취향’이라는 이번 페어의 핵심을 새겨 넣은 느낌이랄까요. 트줍레터 팀도 티셔츠 한 장을 구매했는데요. 꼭 입을 목적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굿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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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브랜드 ‘도미넌트 인더스트리’에서 발간하는 문구 전문 매거진 ‘온더데스크’도 지나칠 수 없었어요. ‘온더데스크’에는 문구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한데요. 최근 발간된 7호에는 만년필 브랜드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이야기가 있어 술술 읽혔어요. 매거진인 만큼 ‘부록’도 있는데요. ‘도미넌트 인더스트리’의 잉크를 세트로 제공했어요. 내심 갖고 있던 만년필 구매욕이 제대로 불타오른 날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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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저에게 문구 페어가 주는 재미 중 하나는 ‘어떤 선물을 고를까’ 하는 것이었어요. 스티커와 키링, 책갈피, 엽서 등 선물로서 적절한 아이템이 다양하게 있었는데요. 실용적이면서도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연필을 골랐습니다. ‘라이팅 힙’이 트렌드가 되면서 요즘 필사가 유행이잖아요. 디지털 시대에도 쓰는 행위가 주는 몰입감은 여전히 위력적인 데다, 예쁜 연필로 문장을 써내려가는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죠. 트깅님들은 어떤 문구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혹시 페어에 다녀오신 분들이 있다면 후기를 전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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