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이제 소유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올해 내내 Z세대를 연구한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다니 무슨 말일까요? 법정 스님처럼 Z세대들이 무욕의 깨달음이라도 얻었다는 뜻일까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많은 데이터,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는 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무언가를 사는데 관심 없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대표적으로 과거 '어른'의 통과 의례로 여겨지던 자동차가 있죠.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자료를 보면, 새 차를 구매하는 20대는 6.6%로 지난해 22.1%보다 대폭 줄었습니다. 자동차뿐 아닙니다. 도서 시장이든, 전자제품 시장이든 웬만한 시장에선 Z세대의 구매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죠.
무소유가 아닌 클라우드 소비
반은 틀렸다는 것은 무슨 소리냐고요? Z세대가 법정 스님처럼 무소유를 택한 건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이쓸 물건을 직접 소유하는 대신 '공유 서비스'를 통해 해결합니다. 공유 차량을 빌려 타고, 전자제품 역시 빌려 쓰죠. 영화는 구독하고, 음악은 스트리밍하며, 컴퓨터 프로그램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죠.
가끔은 어른 세대가 보기 얼토당토않은 물건을 소비하기도 합니다. 바다거북이 그려진 작은 팔찌를 텀블벅(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2만원씩 주고 사죠. 소비욕이 없다면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Z세대는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 즉 내 마음을 채워주는 가치(혹은 취향) 담은 제품을 필요로 하거든요.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물건엔 과감한 소비를 하기도 하죠.
쟁여둔 물건은 고민거리, 미니 패키지가 좋아
한편, 윗세대는 가성비 떨어진다며 꺼리는 낱개 포장, 미니 패키지를 구매하기도 합니다. 쟁여두는 '잉여'가 생활을 망친다고 여기는 탓입니다. 잉여 음식 혹은 물건은 언제가 꼭 써야 하는 고민을 안겨줍니다. "저거 또 다 못 쓰고 버리는 거 아냐?" Z세대에겐 '고민'도 비용입니다. 머릿속이 복잡하면 피곤해지고, 피곤하면 딴 데 쓸 에너지를 낭비하거든요. 비용이 더 들더라도 고민거리를 없애주는 미니 패키지는 가심비가 높은 셈이죠.
Z세대의 확 달리진 소비 의식. 이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간해 예약판매 중인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에서 확인해주세요.